
커피 한 잔의 여유를 파는 글로벌 카페 브랜드가 역사적 비극의 상징을 마케팅에 무감각하게 끌어들였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5월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에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마케팅 실수로 보기엔 너무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겹쳤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정리해 드립니다.
1.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스타벅스코리아는 5월 18일 오전 10시, ‘탱크 시리즈’ 텀블러 신제품 출시 이벤트를 공식 앱과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문제는 홍보물에 ‘탱크데이’라는 문구와 함께 날짜 ‘5/18’이 크게 강조됐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까지 포함되며 논란이 폭발했습니다.
‘5.18과 탱크’의 조합은 일명 ‘전땅크 드립’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거나 피해자를 비하하는 극우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혐오 밈입니다. ‘책상에 탁’은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이 은폐를 시도하며 사용한 표현으로, 국가폭력을 상징하는 말입니다. 이 두 표현이 하나의 홍보물에 동시에 등장한 것입니다.
2.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5월 18일은 1980년 광주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며 일어난 시민들이 계엄군의 폭력에 희생된 날로, 대한민국에서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매우 엄숙한 날입니다. 이 날에 ‘탱크’와 관련된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역사 인식의 부재 또는 고의적 도발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오월 단체(5·18 관련 단체)는 스타벅스의 사과 방문마저 ‘노이즈 마케팅’으로 의심된다며 거부했습니다. 공식적인 경위 파악과 대국민 사과가 먼저라는 입장입니다.
3. 스타벅스의 대응과 후폭풍
스타벅스코리아는 뒤늦게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프로모션을 즉시 중단했습니다. 이어 스타벅스 글로벌 본사도 이번 사태를 “용납할 수 없는 마케팅 사고”로 규정하고 내부 심의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결국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해임되면서, 이번 사태는 단순 마케팅 실수를 넘어 경영 책임 문제로 확대됐습니다. 미국 본사와의 계약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4. 마치며: 브랜드가 역사를 대하는 방식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기업의 마케팅 실수가 아닙니다. 역사적 상처가 살아있는 사회에서, 브랜드가 그 맥락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의 문제입니다. 콘텐츠 하나가 기업의 존폐를 흔들 수 있는 시대, 스타벅스코리아의 사례는 모든 기업에 묵직한 경고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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